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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인간본성에 대한 몰이해 - 곽정은의 사생활 "이런 남자 있으면 소개좀 해주세요"를 보고

by puhengchi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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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 많은 시간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를 이용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생각으로는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하나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유튜브를 시청 혹은 귀로 듣는데 사용합니다. 영상화된 정보검색 플랫폼이 유튜브의 본래 개발 목적이었던 만큼 잘 활용하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겠으나 유튜브에는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유튜브의 추천시스템으로 인해 본인이 평소에 관심있는 정보나 관점을 담은 영상만 계속해서 반복시청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생각해 볼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일것입니다. 평소에 균형잡힌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 생각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유튜브체널을 일부러 찾아서 시청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곽정은씨의 유튜브체널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곽정은씨는 과거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에 소위 연애전문가로써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작가 겸 방송인입니다. 제가 그녀의 유튜브 체널을 시청한 이유는 마녀사냥이라는 방송에서 논란이 된 발언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나마 대중에게 이야기 할 수 있을만한 수준으로 본인의 페미니즘 사상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몇몇 영상들은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 동영상을 시청한 이후로는 그녀의 발언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녀의 발언에 실망한 이유는 과격한 여성주의적 발언이나 피해망상적인 발언 때문이 아니고 남자와 여자 그 전에,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영상의 주제인 곽정은씨가 교제하고 싶은 남성(사실 영상에서는 '사람'이라고 칭했습니다)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자기 부모님과 관계는 좋고 사랑하겠지만 자기 효도는 자기가 하는 합리적인 사람

2.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도 나를 협박하거나 우리 집에 칼들고 찾아오지 않을 사람

3. 여자가 귀갓길에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분노하는 나를 보며 '야 남자도 밤길이 무서워'라고 절대로 말하지 않을 사람

4. 성구매 이력이 없는 사람

5. 성착취 동영상 보지 않는 사람

6. '내가 지켜줄게'라고 감히 말하지 않고 이별살인 당한 여자의 뉴스를 보고 같이 분개하며 자신이 어떤것을 할 수 있을지 나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7. 언쟁하다 논리로 질거 같을 때 '그래 너 잘났다'하고 문 닫고 나가지 않을 사람

8. '그런건 여자가 해야지'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

9. '여자가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

10. '남자는 어쩔 수 없어, 그게 본능이야' 바람피는 것에 대해 정당화하거나 옹호하지 않을 사람

11. '오빠가 말이야, 내가 잘 아는데 말이야, 넌 잘 몰라 그런거'라고 맨스플레인 절대 하지 않을 사람

12. 잠자리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 자기가 해본거 말하기 전에 '나에게 어떻게 해줘야 너가 좋아?'라고 먼저 물어보는 사람

13. 남초커뮤니티 안하고 N번방 안들어가 본 사람

14. '사회는 약육강식이야'라고 말 하지 않는 사람 

 

만약 이 포스팅을 읽는 사람이 남자라면 많은 조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시라 생각하지만 사실 저는 몇 개 문구 혹은 몇 가지 단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남자의 여자에 대한 의견도 고려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구는 바로 마지막 문구입니다. 이것도 해당 문구만으로 말을 마무리 지었다면 그냥 흘려듣고 말았겠지만 영상을 끝가지 보시면 해당 발언에 대한 근거로 "여기는 문명사회이니까"라는 말이 제 발작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근대사상 단어는 일본을 통해 유럽의 단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명이라는 단어에 대해 따져보기 위해서는 원래 단어인 Civilization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해당 단어를 의미단위로 분해해 보면 Civil(시민, 공민)과 lization(~이 되다, 化)이 되고 이를 직역하면 시민화되다라는 말입니다. 즉 문명이라는 뜻은 여러명의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이것을 구조화 한다는 뜻이 됩니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며 살게되면 개인과 개인 혹은 집단과 집단사이에 갈등은 필연적입니다. 이러한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 서로 양보하면서 상호 이득이 최대화 되는 합일점을 찾기도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는 적합한집단이 부적합한집단의(약육강식이라는 말 자체도 부적절하기 때문에 적자생존의 개념으로 대치하였습니다.)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말을 도출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곽정은씨가 생각하는 소위 '문명사회'가 유지되는 이유는 단지 적합한집단의 입장에서 부적합한집단의 이득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의 입장을 고려했을때의 이득보다 자신과 상대방집단의 이득을 함께 고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일 뿐입니다. 

 

혹시나 실제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면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십시오. 어느 누구도 21세기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지만(사실 세계대전 전에도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이며 이것이 반복되는지 곽정을씨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전쟁은 일어났습니다.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중에는 어떠했습니까, 우크라이나는 미국에게 비행금지구역 지정을 간곡히 요구했지만 '문명사회' 미국에서 들어주었나요? 러시아를 제재 하였지만 러시아의 핵심 돈줄인 천연가스, 원유등에 대해 금수조치를 '문명사회'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하였나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주기는 하였지만 '문명사회'의 일원으로써였나요 아니면 낡은 무기를 지원해주고 미국으로부터 신형무기를 구매하고 전선이 자국까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나요?

 

이러한 이유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곽정은씨의 체널을 직접 찾아서 볼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떠한 사상도 그 바탕이 부실하다면 그 위에 어떠한 건축물이 있더라도 그 결말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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