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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러시아 여행기 #7 - 크렘린 궁 산보

by puhengchi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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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계속 잔 걸 보면 몸이 정말 피곤했었나 보다. 그런데 부재중 통화가 여러건 있었다. 잠에 들기 전 아내에게 말은 하고 잤는데 다음날까지 연락이 안되니 많이 걱정하게 만들었나보다.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했고, 가끔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을 때가 간혹 있었기에 그럴줄 알았다면서 괜찮다고 해주었다. 통화를 하다가 아내가 숙소에만 있으니 갑갑하지 않느냐고 먼저 말을 해 주었다. 사실 제 잠깐 둘러본 것이 좋은 기분을 주어서 돌아다니고 싶었기에 답답하다고 말하니 밖을 좀 둘러보러고 해 주었다. 미안하긴 했지만 어찌피 같이 있지 못하는 시간을 허비하기도 싫었다.

통화를 마치고 어딜 갈까 생각을 하다가 크렘린 궁을 보러가기로 했다. 크렘린 궁에 가고 싶은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일단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성 바실리스크 성당이 옆에 위치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미션임파서블에 톰크루즈가 크램린궁의 폭발을 뒤로하고 붉은 광장에서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소에서 그와 같이 한번 달려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https://youtu.be/cYGVkLGyGqE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2011) - The Kremlin Explodes Scene (3/10) | Movieclips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movie clips: http://j.mp/28JQlLr BUY THE MOVIE: http://j.mp/28JBJqU Don't miss the HOTTEST NEW TRAILERS: http://bit.ly/1u2y6pr CLIP DESCRIPTION: Ethan (Tom Cruise) tries to escape the Kremlin before he can be captured.

youtu.be

<바로 이 장면>


장소를 정했으니 어떻게 가느냐가 남았는데 모스크바 전체가 평지인데다가 모스크바 강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도보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회색의 경로의 강건너편으로 이동했다


대략 40분 정도 걸었을 때 멀리서 아주 큰 기념비가 보여 지도를 확인 해 보니 표트르대제 기념비였다. 표트르 대제는 그의 통치 당시 낙후된 변방지역이었던 러시아를 유럽 국가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의 통치기간중 북진하여 점령한 지역에 새로 건설한 신도시로써 그의 러시아 유럽화에 대한 열망을 볼 수 있는 도시이다.

쉽게 말하면 러시아인들에게는 우리나라 세종대왕급의 인물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표트르 대제는 그의 기념비 만큼 실제로도 거대해서 지금 기준으로도 장신인 190cm였다고 한다. 그랬기에 그가 유럽의 조선, 의학과 같은 신기술을 배우기 위해 직접 유럽을 순방할 당시 그의 정체를 숨기면서 다녔지만, 190cm의 장신인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게 더 어려웠지 싶다.

그의 키 만큼 거대한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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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20분 가량을 더 걸으니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그 유명한 장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기쁜 마음도 잠시, 내가 이곳을 방문했던 목적인 붉은광에서 달리기를 할 수 없었다. 아래 사진처럼 무슨 콘서트가 있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듯 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가드에게 영어로 물어보려고 했으나 모르겠다고만 답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신 크렘린궁이라도 들어가려고 출입구를 물었는데 연신 손을 흔들어 대기만 했다. 마음을 차분히 먹고 지도를 보여주며 다시 물어보니 크렘린 궁의 동쪽은 출입이 안되고 서쪽에서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답을 해준것 같아 서쪽으로 향했다.

중앙이 성 바실리스크 성당(테트리스) 왼쪽이 크렘린궁과 붉은 광장이다.


크렘린 궁 서쪽으로 가니 매표소가 있어 티켓을 끊었는데 특이하게도 출입시간대별로 티켓을 판매하였다. 다음 시간대까지 30분정도만 기다리면 되어 출입구 근처에 앉아 물을 마시며 사람들 구경을 했다. 하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이둘과 중년여성 두 명 그룹이었는데, 중년여성 둘의 경우 엄마 딸의 관계는 아니었고 내가 생각하기로는 한명은 보모인 듯 했다. 서양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불편한 것중에 하나가 도우미를 가정에 둘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한 것을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 눈으로 보니 신기했고,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제도가 도입되면 적어도 부유한 가정에서는 자녀를 가지는데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궁 안으로 들어갔으나 내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궁의 외곽은 붉은 벽돌로 높게 둘러싸여있어 위엄이 있었으나 오히려 내부는 너무 소박했다. 내가 관람한 구역만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구역의 경우에는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배치 된 것으로 보아 기본적으로 관람이 불가능 할 것이기에 웅장하고 화려한 내부시설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무료로 접근 가능한 구역만 둘러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러시아 황제의 예배 장소라기엔 소박하다
주물로 제작된 거대한 종. 그 크기로 인해 제작되자마자 깨어져버렸다고 한다.
손바닥과 깨진 종의 단면 크기 비교

 

유료 관람구역에서 나와 굼 백화점을 한번 돌아볼 요량으로 그곳과 이어진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평소에도 소비를 거의 안하는지라 백화점 안에는 둘러보지 않고 그냥 백화점 거리만 걸었다. 걷다가 너무 발이 아퍼 카페에 들러 라떼를 주문했는데 마지막에 시럽을 넣겠냐고 물어보았다. 무슨 시럽이 있는지 되물으니 바닐라, 초코, 딸기 시럽이 있다고 하길래 딸기 시럽이 특이해 보여 주문했는데 맛도 별로고 무었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한국에서는 그냥 공짜로 넣을 수 있는 시럽이 커피값의 1/5 수준이었다. 어느 커피샵에 가더라도 시럽을 넣겠냐고 물어보기 때문에 특별히 단 커피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추가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커피를 마신 후에는 몸이 너무 피곤해 숙소에서 한숨 잘 요량으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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