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전세계가 힘든 요즘, 사람들이 가장 하고싶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개인 마다 원하는 것은 다르겠으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행을 원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연한 계기로 7/31~8/5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를 여행하게되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우연한 계기라는 것이 나에게 너무나 커다란 스트레스를 주었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어찌 되었든 다른사람들이 원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을 했거니와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여 글을 남기고자 한다.
7/29(목)
비행기 출발 일자는 7/31 이었으나 PCR Test 및 기존 목적지의 비자를 받기 위해 이른 새벽 기차역으로 향했다.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아침해를 감상했다.
아침 9시쯤 서울역에 도착해 미리 예약한 서울역 근처의 숙소로 향했다.
앞으로 일어난 사태의 전조였을까?.... 원래 숙소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인데 일찍 도착하여 짐을 맡기려고 했는데 코로나의 여파때문인지
숙소주인분께서 숙소가 아닌 다른곳에 계신듯했다. 포기할까 생각하던 중 마지막으로 한번 더 전화해 보니 그제서야 전화를 받으시고
원격으로 숙소 대문을 열어주셨다. 숙소는 3층짜리 건물에 작은 숙소가 가득 차있는 게스트 하우스였는데 1층에는 중앙 테이블을 중심으로
간단한 아침식사용 오트밀과 전자레인지 그리고 정수기와 커피머신이 있었다. 나는 마침 텀블러를 챙겨왔던 터라 캐리어를 지정된 장소에 두고 아이스커피를 챙겨 가방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목적지를 검색하기 위해 휴대폰을 넣었던 왼쪽 뒷주머니에 손을 뻗었는데....
허전하다.
혹시나 반대편 주머니에 넣었다 그쪽도 뒤져보았지만 없다.... 기차에 두었나 생각을 해보았으나 게스트 하우스 대문에서 전화를 했었기 때문에 방금 전까지는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드는 짧지만 강렬한 기억. 캐리어를 중앙 테이블 아래 공간에 두면서 양손을 사용했어야 했기 때문에 핸드폰을 중앙테이블에 두었었다.

아주 잠시 멘탈이 흔들렸지만 사전에 방문해야할 장소를 검색했었기 때문에 가방안에 있는 인터넷 없는 아이패드 지도를 사용하여
찾아가기로 마음먹고 촌놈의 서울 나들이를 시작했다. 원래 목적지에서 운전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서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고 비자 발급을 위해 이태원으로 향했다. 과거에 이태원에 방문했던적은 있지만 대부분 대로변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인지를 못했었는데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살게 되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나름 각국을 대표하는 대사관이 산중턱의 지하철역도 닫지 않는곳에 있어 한여름 햇빛을 받으며 20~30분 가량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찌나 감격스러웠던지 평상시에 셀카찍기를 극혐하는 내가 대사관 앞에서 셀카를 촬영했더랜다.
그런데 두번째 시련은 하루도 지나지 않고 찾아왔다.

다행이도 다음날까지 서울에 머무를 예정인데다, 비자는 당일에 처리가 가능하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다음날에도 이 더위를 뚫고 다시 방문해야한다는 없던 기운까지 모두 빠져버렸다. 하지만 굳게 닫힌 문앞에서 열을 내 보았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스스로 기운을 불어넣으며 PCR Test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PCR Test는 문제없이 진행되었고 이틀 전 회사에서 했던 PCR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던지라 숙소로 바로 돌아와 다음날을 준비 하였다.
7/30(금)
이날은 전날의 문제가 있었냐는 듯이 원활하게 처리되었다. PCR Test검사는 음성이 나왔고 비자는 승인되기까지 6차례의 시도가 있었으나막상 본국에서 승인이 되니 문제없이 발급되었다. 이후 점심에는 서울사는 친구부부와 이태원에서 요리도 먹고 디저트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역을 환승하기 위해 걸어가는데 꽃과 책을 파는 곳이 보였다. 평소같으면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겠으나 이때는 달랐다. 사실 이번 여행의 원래 목적은 외국인인 아내(약혼녀가 더 정확하겠으나 이 단어를 사용하겠다)와 결혼을 하기 위함이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혼자서 외로히 준비했을 아내와 장모님이 생각났다. 그리고 예물을 서로 교환하지 말자는 것에서부터 여러가지 내 주장을 따라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꽃을 주었을때 행복해할 아내와 장모님의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방금 입국한 사람에게 꽃을
선물로 받는 여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나는 이러한 상상을 하며 꽃 두 다발을 골랐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짐을싸고 일찍 잠에들 준비를 하였다. 비행기가 아침 8시 이륙 예정이었기 때문에 6시 전까지는 도착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륙 시간이 조금만 늦었다면 공항철도 첫차를 이용하였겠으나 그렇게 되면 1시간 30분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다. 그랬기에 3:2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새벽 리무진을 이용해야 했고 일찍 잠을 자야했다.
잠을 자기위해 누워있는데 갑자기 카톡으로 전화가 왔다. 부모님과는 눕기전에 영상통화를 했기 때문에 카톡으로 전화가 올 사람이 없었다.
손을 뻗어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니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 다음 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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