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명철씨가 지은 프랑스혁명 10부작을 읽느라 한동안 독후감 포스팅을 업로드하지 못하였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으로 6권 초반을 읽고 있으니, 아직 해당 시리즈에 대한 독후감을 업로드 하려면 시간이 부족한데 본 포스팅의 책과 이 책의 저자인 박노자씨의 책을 읽느라 그 기간이 더욱 길어질 듯 하다.
먼저 책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저자인 박노자씨에 설명하려고 한다.
“노자”라는 단어로 인해 수염을 기르고 개량한복이나 전통적인 의복을 착용한 동양인을 예상하기 쉽지만 그는 러시아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01년 한국으로 정식 귀하 하기 전까지는 러시아 국적의 사람이었다. 책에서 사용한 어휘나 문장력을 보아 웬만한 한국인보다도 한국인다운 사고를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에게 “한국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설명하기에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수학할 당시 그의 스승이었던 한국인 교수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아 한국사 및 동양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러시아의 한자표기인 노서아의 노(露)와 아들 자(子)를 사용하여 그의 이름을 지었다. 현재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한국학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폭력이다. 책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모든 주제가 폭력과 관련되어있다. 국가에 대한 정의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는 독점적 폭력 행사주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이 총기구매가 자유롭거나 남미, 필리핀처럼 갱단들이 활개치는 곳처럼 민간인에 의한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절대다수의 무력을 국가가 독점한다는 것에 대해 이견을 달 사람을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국가는 이러한 폭력의 수단을 어디에 활용하는가? 박노자씨는 이러한 폭력의 방향이 기득권자에게서 힘이 없는 사람에게 향한다고 말한다. 용산참사가 이 책에서 언급한 예시 중 하나이다.
물리적인 외력만이 폭력인가? 아니다. 경제적인 피해도 취약계층에게는 폭력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거대 금융자본들은 오히려 보호를 받았으나 이로 인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경제적 취약계층은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 또한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의 근원이 자본주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끊임없는 소비, 더 많은 소비를 지향할 수 밖에 없는 체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는 폭력이 뒷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당신, 즉 나와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다수의 피지배계층을 위해 나라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배계층을 위해서 나라가 움직이고 있으니, 조선시대 나랏님에게 읍소하는 것처럼 나라에게 기대하는 것을 멈추고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삶을 살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조심스럽게 사회주의를, 더 정확하게는 인터네셔널리즘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네셔널리즘이란 각 국가의 노동자들이 그 국가의 체제를 전복하여 권력을 장악한 후 주변 인터네셔널리즘 국가와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사회주의 체계를 말한다. 내가 공부가 부족하여 설명이 어설플 수 있으나 트로츠키 평전이나 러시아 혁명사를 통해 내가 이해한 인터네셔널리즘은 이러하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매우 달콤하게 들린다. 내가 10년만 젊었던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의 생각에 적극 동조했을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약간 이러한 유토피아적 세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사는 이미 나에게 답안지를 보여주었다. 바로 저자가 태어난 러시아 역사를 통해서 말이다. 그는 레닌과 트로츠키를 바라보고있지만 역사는 결국 스탈린을 향해 흘러 간 것처럼 말이다.
나는 언젠가 모든 인류의 생각이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종족과 같이 서로 연결된 상태가 될 때, 사회주의가 실현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전체 인류에게 있어 이득이 되리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사회주의가 바람직한 사회라고 해서 이와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하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조언이다. 다윈이 말했듯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을 잘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이 세상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자본주의가 이 세상에 더 적합한 체계임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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