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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Disunited Nations) - 피터 자이한(Peter Zeihan)

by puhengchi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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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고 방식은 그 가지가 무수히 많은 방향으로 뻗어갈 수 있지만 결국은 뿌리를 이루는 중심적인 사고관이 있어야 한다. 나의 경우에도 몇 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인간의 행동은 상호 이득이 바탕이 되어야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형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더 있지만 이번 포스팅과 관련해서는 이 두가지면 충분하기에 적지 않겠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 자이한도 크게보면 위의 두가지를 본인의 사고 바탕에 깔고 이 책을 저술하였다. 피터 자이한은 본인 스스로 지정학 분석가(Geopolitic analyst)로 칭하는데, 이 단어만 보더라도 그의 사고방식의 가장 큰 저변에 "형태가 모든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중심이 됨을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다른 저서인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The absent super power)'를 통해 "인간의 행동은 상호 이득이 바탕이 되어야한다는 점"이 그의 다른 사고방식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포스팅의 제목은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그의 두 번째 저작인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를 같이 묶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석유가 아닌것이 거의 없다. 우리가 입고있는 옷, 휴대폰, 펜, 마스크, 텀블러, 책상, 의자, 벽지, 바닥마감재, 전구는 물론 에어컨을 통해 흘러나오는 차가운 공기를  만들기 위한 화석연료는 물론이며 심지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재배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료 또한 석유(더 정확히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우리의 몸 또한 그러한 화석연료로 구성되어있다고 무방할 정도이다. 

 

세계 1, 2차 대전은 화석연료로써의 석유의 위상이 석탄을 재치고 부상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석탄의 힘으로 산업화에 성공해 세계패권국이 되었던 영국의 지위를 석유의 힘으로 미국이 새로운 세계패권국이 되는 것을 보여준 전쟁이며, 작게는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을 공습하게 한 원인이자, 나치 독일이 소련의 수도인 모스크바가 아닌 수도 북쪽의 스탈린그라드를 공격하여 양측에 막대한 사상자를 내게한 원인이다.

 

이러한 석유의 힘을 가장 잘 알고있었던 미국은 금본위제로 인한 과거 패권국의 화폐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자국의 화폐인 달러의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미국을 세계의 경찰임을 자임하며 세계무역로의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에 모든 원유 거래는 달러로 이루어져야한다는 페트로달러제를 확립하였다. 

 

즉 미국의 지금까지의 행동은 자국의 화폐가치 보존과 더불어 20,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물질인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셰일의 발견으로 모든것이 변하게 되었다. 셰일의 발견 전까지 미국의 막대한 양의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였으나 셰일의 개발로 인해 화석연료를 수출하는 국가로 변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앞서 언급한 두가지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1. 미국은 더이상 세계 무역로를 보호하여 석유의 안전한 공급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으며 2. 미국은 동,서쪽에 자연적으로 거대한 해자에 둘러싸여있고 북쪽과 남쪽에는 미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약소국가들이 위치하고 있어 태생적으로 외부세계에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지않은 미래에, 혹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이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은 외부세계에 대한 간섭 혹은 보호를 하지 않을 것이며, 이 말은 브렌트 우즈체제 전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세계 패권국이 되기 전에는 어떠한 체제가 존재하였는가하며 바로 제국주의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저자는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미국에 대해 저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은 처참하게 박살나며 일본이 지역의 패권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유럽에서는 프랑스중동에서는 터키가 지역 패권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고있다. 이러한 분석에는 앞서 언급한 형태가 모든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책을 통해서 혹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국가도 짧게는 2050년까지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며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이란의 한국 원유운반선 피랍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기 전에 이 책과 과거의 책들이 쓰여졌고 이러한 사태를 예견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미래에 대한 분석이 정확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그의 견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어떠할까. 우리나라는 브렌트 우즈 체제속에서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이다. 현재와 비슷하거나 적어도 과거와 같이 빈곤국의 상태로 회귀하고 싶지 않다면 안정적인 원유공급선의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아닌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 물론 과거 역사 문제로 인해 일본에 대해 안좋은 감정이 있는 것은 이해하나 우리나라가 앞으로 미국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위해서는 일본과 손을 잡는 선택지 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인생은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따져보았을 때 우리나라에 대한 그의 분석에 동감이 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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