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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침팬지 폴리틱스(부재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 프란스 드 발

by puhengchi 202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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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인간을 털이 없고 두 다리로 걷는 유일한 동물으로서 정의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디오게네스는 강연장에 털이 뽑힌 닭을 풀어 놓으며 플라톤의 정의를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러한 플라톤의 발언의 근저에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습니다.

기원전에 인간이 동물과 크게 다를것 없다는 것이 논박 되었으나 근대의 철학자들 또한 인간이 동물과 다른 특성이 있다라고 생각하였고 그러므로 동물에게는 감정이나 이성이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많은 매체를 통해 알 수 있고 심지어 가정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고양이만 보더라도 그들에게 분명히 감정과 이성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감정과 이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조차 침팬지 사회에 정치가 있다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침팬지 폴리틱스’를 작성하던 1979~1980년 당시에는 현재보다도 일반 대중의 사고가 경직되어 있었을 뿐더러 저자의 책도 발간되지 않았기에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것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신념하나로 침팬지 사회를 장기간 관찰하기를 결심합니다.

책의 제목의 단어 중 하나인 ‘폴리틱스’(정치)' 보다는 침팬지들의 행위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며 읽은 책이었기에 정치관련된 부분을 먼저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책의 말미에 여러 관찰 사례를 통해 언급되지만 정치란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행위를 뜻 합니다. 정치, 즉 자원을 분배하는 행위의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권력은, 그것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맛있는 식량을 가장 먼저 그리고 원하는 만큼 먼저 먹을 수 있고, 무리의 암컷을 다른 수컷들의 눈치를 보지않고 원하는 만큼 품을 수 있게 해 줍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원을 본인만 독차지하는 수컷은 얼마지나지 않아 우두머리 자리에서 물러나며 오히려 자원을 다른 무리에게도 분배해주는 수컷이 우두머리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반복되어온 권력자가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참된 현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침팬지들의 행동들 입니다. 인상깊었던 이유는 인간의 행위와 그들의 행위가 큰 차이가 없으며 그 역할에서도 유사한 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싫어
“또 한 가지 독특한 사례는 마마가 ‘싫어!’라고 할 때 머리를 흔드는 모습인데, 정말로 ‘싫어!’하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이렇다. 마마는 마치 구걸이라도 하듯 호릴라에게 한쪽 손을 뻗는다. 그러면 제 3의 암놈이 다가와서 마마와 호릴라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는다. 마마는 단호하게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제 3의 암놈이 다소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다가 물러나면, 마마는 다시 손짓하며 부르듯 호릴라 쪽으로 팔을 뻗는다. 그러자 호릴라가 다가와 마마 곁에 앉고 서로가 털을 다듬어주기 시작한다.

화해
앙엘리너(동료 동물 행동학자)는 갈등 후 적수 사이에 이뤄지는 접촉은 다른 경우보다도 더 강렬하며, 키스가 두드러진 특징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적당한 단어가 ‘화해’
-중략-
이보너(동물 행동학자)는 초코라고 불리는 새끼 침팬지와 잠시 동안 함께 생활했다. 초코는 점점 짓궂은 장난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초코가 몇 번이나 전화기 코드를 빼놓자, 이보너는 초코의 팔을 아주 세게 붙잡으면서 심하게 꾸짖었다. 이러한 질책은 그녀가 바라던 효과를 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 사건을 잊어버렸을 즈음, 초코는 갑자기 그녀의 무릎 위로 뛰어올라와 두팔을 목에 휘감고는 침팬지가 하는 전형적인 태로로(입을 벌리고) 입술로 쪽쪽 소리를 내면서 그녀에게 키스했다. 이것은 평소 행동과는 아주 다른 것으로, 질책과 관계가 있음이 분명했다. 초코의 포옹은 이보너를 감동시켰지만, 한편으로는 깊은 심리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동물에게서 그런 행동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보너는 간절하게 화해하고 싶어하는 초코의 마음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참고로, 연인관계의 여성의 화를 풀어주고 싶으면 안아주고 뽀뽀를 시도하는것이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물론 너무 화난 상태에서는 어떠한 행동도 금지입니다.

 

이에룬(초창기 대장 수컷)의 연기
이에룬은 니키와 싸우다가 손에 상처를 입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쩔뚝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아플 것 같다. 다음날 디르크포케마라는 학생이 보고하길, 이에룬이 쩔뚝거리는 것은 니키가 가까이 올 때만 그렇다는 것이다. -중략- 이에룬은 앉아 있는 니키 앞을 지나 뒤편으로 갈 때까지, 즉 니키의 시야 속에 있는 동안에만 계속 불쌍한 모습으로 쩔뚝거리지만, 일단 니키 옆을 지나가면 갑자기 태도가 바뀌면서 정상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에룬은 거의 일주일 동안 니키의 시야에 들 때마다 그런 행동을 했다.

밀회자의 절정
암놈들은 절정에 오를 때 특별히 높은 음색의 쇳소리를 냄으로써 비밀 정사 장면을 노출시켜 버리는 경우가 있다. 수놈 두목은 이 소리를 듣자마자 그 짓을 멈추게 하려고 그들이 숨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묘령의 오르(Oor)는 대개 정사가 끝날 즈음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거의 다 성숙할 무렵부터 두목 수놈과 교미할 때는 절정에 다다를 즈음 쇳소리를 내지르지만, 다른 수놈과 ‘밀회’를 즐길 때는 거의 그렇지 않았다. ‘밀회’때는 비명을 지를 때 나타나는 얼굴 표정(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벌리는)을 여전히 짓고 있지만, 일종의 소리 없는 비명(목 뒤쪽에서 숨을 내쉬는)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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