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의 친구이자 동업자이며 자신의 스승 중 한명이라고 칭한 찰리멍거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떤 요소들은 복잡한 시스템이 쏟아내는 많은 훌륭한 수치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하긴 하지만 수치를 통해 평가할 수 없는 요소들도 있다. 이런 요소들은 중요성은 있지만, 수치로 평가할 수가 없다. 따라서 사실상 1) 모든 이들이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에 지나친 비중을 두는데, 그 이유는 학교에서 배운 통계 기법에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요소들은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은 실수다. 나는 평생 동안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고, 그렇게 한 것에 후회는 없다."
이 말은 그의 격자틀 정신모형(사고체계)를 나타내는 것의 일부이다. 격자틀 정신모형이란 여러가지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이론을 통달하게 되면 그러한 지식들이 격자틀 모양으로 정렬이 되어가면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과 상호작용하며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위의 문장은 어떤 대상(주식)에 대한 분석을 하려고 할 때, 그것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분석방법만 적용하지 말고 얼핏 관련되어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다른분야의 지식을 활용하여 사고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가들의 사고방식은 통하는 것일까? 하워드 막스의 이 책에도 찰리 멍거와 같이 투자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사고방식을 통해 정립된 본인의 투자 철학을 보는 듯 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리스크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는 리스크에 대한 정의, 인식, 제어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이 책의 많은 페이지를 할당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나의 느낌은 마치 양자역학의 평행우주론을 읽는 듯 했다. 마블의 어벤져스로 인해 대중들도 들어보았을 평행우주론은 우리의 미래라는 것은 단일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가능성 중에서 주변 조건에 의해 한가지의 미래만이 선택된다는 것이다. 그가 평행우주론을 알고 이 책을 저술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미래에 투자에 대한 손해가 없었다고 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이 아니고 손해를 입었다고 해서 잘못된 투자가 아니라는것이다. 이 세상은 어떠한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고 확률론 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러가지 미래 중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손해확률이 최소화되는 방식인 "안전마진"에 대해 항상 고려해야 하고 모든 것을 확률적으로 사고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그가 대학교때 이수한 일본철학 수업을 통해 알게된 동양철학의 무상(無常)의 개념이나 시계추의 진자운동을 통해한 주식시장의 비유, 불가지론, 프로테니스 선수와 아마추어테니스 선수의 차이와 같은 비유를 통해 주식과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다른 분야의 지식을 통해 올바른 주식투자자의 사고방식을 설명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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