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쟁이이다. 무서운 것이 있으면 대적하거나 견뎌내기보다 도망쳤다. 무서운 것이 사라지면 다시 의기양양해졌던 나는 겁쟁이이다.
하지만 더는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 나는 내가 겁쟁이였던 2020년 3월 폭락장에 대한 기록을 지금이라도 남기고자 한다.
이 글로써 무서운 것이 나타났을 때 혹은 무서운 것이 사라졌을 때 내가 겁쟁이였을 때 행동하던것과 반대로 행동 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0년 2월초, 나는 2020년 11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 잔금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당시 일정부분 대출받는다고 해도 전체 아파트 가격 70% 정도의 금액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냥 대출을 추가로 받아도 되었겠지만 당시의 나는 대출에 대한 근거없는 거부감이 강해 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 있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단기간에 합법적으로 많은 돈을 벌 방법이라고는 주식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주식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었다. 입사 당시 회사와 연계된 주식계좌를 개설 한 이래로 사주를 거래하거나 아는 지인 중 전업투자자의 종목 소개로 몇십에서 몇백만원 단위로 이익을 얻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는 주식에 대해 잘 안다고 자만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자 | 종목명 | 수량 | 단가 | 매수사유 |
2020/02/12 | 한국조선해양 | 40 | 97100 | 과거매수 이체 |
2020/02/14 | 삼성중공업 | 442 | 6770 | 지인추천 |
2020/02/18 | KODEXWTI원유선물(H) | 168 | 17830 | 개인느낌 |
2020/02/24 | KODEXWTI원유선물(H) | -167 | 18475 | 개인느낌 |
2020/02/26 | 동구바이오제약 | 58 | 17050 | 기억안남 |
2020/02/26 | 동구바이오제약 | 171 | 17200 | 기억안남 |
2020/02/26 | 동구바이오제약 | 113 | 17500 | 기억안남 |
2020/02/26 | 동구바이오제약 | 56 | 17650 | 기억안남 |
2020/02/26 | 동구바이오제약 | 56 | 17800 | 기억안남 |
2020/02/26 | 현대차 | 8 | 1225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2/26 | 현대차 | 8 | 1235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2/26 | 한국조선해양 | 9 | 107500 | 개인느낌 |
2020/02/26 | 한국조선해양 | 58 | 108000 | 개인느낌 |
2020/02/26 | 삼성중공업 | 164 | 6060 | 지인추천 |
2020/02/26 | 삼성중공업 | 164 | 6070 | 지인추천 |
2020/02/26 | 만도 | 31 | 313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2/26 | 만도 | 8 | 317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2/27 | 동구바이오제약 | 60 | 16500 | 기억안남 |
2020/02/27 | 동구바이오제약 | 60 | 16550 | 기억안남 |
2020/02/28 | 대림제지 | 510 | 1960 | 기억안남 |
2020/02/28 | 마크로젠 | 43 | 22600 | 기억안남 |
2020/02/28 | KODEXWTI원유선물(H) | 57 | 17315 | 개인느낌 |
2020/03/02 | 대림제지 | -509 | 2085 | 기억안남 |
2020/03/02 | 마크로젠 | 42 | 23950 | 기억안남 |
2020/03/03 | 삼성중공업 | -434 | 5880 | 지인추천 |
2020/03/03 | 삼성중공업 | -168 | 5940 | 지인추천 |
2020/03/03 | 대림제지 | 273 | 1810 | 기억안남 |
2020/03/03 | KODEXWTI원유선물(H) | 62 | 16040 | 개인느낌 |
2020/03/03 | 마크로젠 | -1 | 25350 | 기억안남 |
2020/03/05 | 대림제지 | 60 | 1655 | 기억안남 |
2020/03/05 | 현대차 | 8 | 1130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3/05 | 만도 | 3 | 2985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3/11 | KODEXWTI원유선물(H) | 272 | 11015 | 개인느낌 |
2020/03/12 | KODEXWTI원유선물(H) | 263 | 11375 | 개인느낌 |
2020/03/13 | KODEXWTI원유선물(H) | 90 | 12170 | 개인느낌 |
2020/03/13 | KODEXWTI원유선물(H) | 820 | 12180 | 개인느낌 |
2020/03/16 | KODEXWTI원유선물(H) | 464 | 10760 | 개인느낌 |
2020/03/19 | 동구바이오제약 | -574 | 11700 | 기억안남 |
2020/03/19 | 대림제지 | -334 | 1065 | 기억안남 |
2020/03/19 | 현대차 | -24 | 78100 | 유튜브 패널 추천 |
2020/03/19 | 한국조선해양 | -107 | 70200 | 개인느낌 |
2020/03/19 | 삼성중공업 | -168 | 3790 | 개인느낌 |
2020/03/19 | 만도 | -42 | 19500 | 유튜브 패널 추천 |

1. 근거없는 매수
이 글에서 가장 처참한 부분은 매수근거이다. 망하는 주식투자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하다. 지인추천으로 혹은
유튜브 패널의 추천, 아무런 정량적 시나리오적 근거가 없는 개인 느낌에 의한 매수. 심지어 일부 종목은 매수를
한 근거조차 글을 쓰는 현재 기억나지 않는다.
2. 공포에 의한 매도
종목을 매도한 타이밍이 코스피지수 기준으로 최 저점이다. 말 그대로 공포감에만 빠져 매도했다는 말이다.
워렌버핏의 말 처럼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다.
3. 전체 자본금액을 고려하지 않은 매수/매도전략
매수 금액을 계산해 보면 알겠지만 나의 전체 자본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말해 나에게는 추가매수를
위한 금액이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당해 말 아파트 입주를 해야하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이렇게 행동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매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시의 기억이 있는분들은 매매기록을 보고 짐작하시었겠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대폭락장에서도 매도하지 않았던 원유선물이 4월에 마이너스 유가사태까지 겪었을 뿐만아니라,
운용사에서 투자자보호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근거로 월물을 임의 변경해버려 원유 가격이 회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손해를 추가로 입었다.
다행히 이후 전략을 수정하여 이때 잃었던 원금을 20년에 회복을 하였고 아파트도 다른 방법을 동원하여 입주하였다.
하지만 원금을 회복한 것도 나의 주체적이고 정량적인 종목분석이나 시황분석을 근거로 한 매수/매도가 아닌
다른 투자자의 추천종목을 매수/매도함으로써 달성한 것이다. 결국 바뀐것은 하나도 없었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말해 당장은 나의 기준으로 매매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제부터 매일매일 조금더 성장하여 언젠가는 나의 기준으로 종목을 매매하는 날까지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때마다 이 글을 다시 읽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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